강원 정당들 "권성동, 취업 브로커" "청년 박탈·분노" 비판(종합)
(강릉·춘천=연합뉴스) 유형재 박영서 기자 브로커가 되는 방법? = 강원지역 정당들은 18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 씨를 둘러싼 '사적 채용' 논란을 빚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권 원내대표의 공정과 상식에 대한 인식에 청년의 박탈감과 분노는 커져간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도당은 "사적 인연과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압력으로 이뤄진 대통령실 직원 채용이 공정과 상식의 인사냐"며 "후안무치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뭐가 문제냐'는 후안무치한 인식과 태도를 버리고, '내 탓이오'라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릉시위원회도 "지인 아들의 취업까지 챙기는 의리남 권 원내대표를 업계 최고의 취업 알선 브로커로 인정한다"며 "인맥도 없이 사는 청년들이 가질 좌절감과 무력감은 안중에도 없고 대통령 측근으로서의 권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나무랐다.
그러면서 "권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휘두르며, 다수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고도 왜 국민이 분노하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태도와 사고가 더 큰 위기와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강릉시민행동은 "채용 비리 권성동 국회의원은 전국의 청년과 강릉시민에게 사과하고 당 대표 직무대행과 원내대표를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 비하 발언 등 비상식적인 태도와 막말을 일삼은 권 의원은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전국의 청년과 저임의 노동자, 강릉시민에게 미안해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권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 씨를 둘러싼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우씨를 추천한 것이 자신이라고 밝히고 "일반직·별정직 공무원 채용 절차와 방법, 관행에 대해 전혀 모르는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언론에서 '강릉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우씨의 부친인 우모 선거관리위원의 중립성을 위반한 것인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관위는 해당 위원의 중립성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추가 확인 또는 조사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EDAM엔터테인먼트
배우 송강호가 아이유를 처음 본 건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다. 2013년 작품이었고 아이유는 스무 살에 이순신 역을, 그러니까 50부작 주말 드라마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당시 〈관상〉에 함께 출연한 조정석을 보기 위해 드라마를 시청했던 송강호는 도리어 아이유라는 배우에게 눈이 갔다. 그는 여전히 아이유의 노래는 잘 알지 못하지만 배우 아이유의 작품은 〈나의 아저씨〉까지 차곡차곡 챙겨 봤다.
2018년 작 〈나의 아저씨〉는 코로나로 갇힌 시간을 보내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까지 가 닿았다. 그는 아이유가 맡은 지안에 감명받았고, 그와 작품을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화 〈브로커〉는 15년 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가 아이를 안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며 시작된다. 당시에도 송강호는 여전히 송강호였지만, 아이유는 열다섯 살의 연습생이었다. 15년의 시간은 아이유를 국민 여동생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거장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로 만들었다. 아이유 쪽에서 뭔가를 어필하지 브로커가 되는 방법? 않아도, 그를 본 이들은 그에게 다가왔다.
느낌이 오잖아 떨리고 있잖아 언제까지 눈치만 볼 거니
네 맘을 말해봐 딴청 피우지 말란 말이야
네 맘 가는 그대로 지금 내 손을 잡아
-열여덟 첫 자작곡 ‘내 손을 잡아’ 중
뮤지션 아이유 이전에 연기자 이지은이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연기학원을 다녔다. 당시에도 근면하고 성실했던 어린이는 학원을 다녀오면 배운 작품과 배역을 일기를 쓰며 복기했다. 대사를 보며 행간에 숨어 있는 인물의 사연을 상상하던 습관은 그때부터였다.
지금은 음악 하는 이는 아이유라고, 연기하는 이는 이지은이라고 불린다. 공연장에서 거듭되는 앙코르까지 합쳐 네 시간 동안 홀로 무대를 꽉 채우는 아이유와 영화 촬영 현장에서 말없이, 묵묵히 자신의 촬영을 준비하는 이지은은 각자의 영역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두 활동에 큰 접점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뮤지션 아이유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다. 여러 번의 테이크를 가면서 좀 더 나은 발성과 템포, 호흡을 찾는다. 촬영 현장에서도 테이크를 갈 때마다 더 나은 컷을 만들기 위해 집중한다. 그가 현장에서 브로커가 되는 방법? 말이 없어지는 이유다. 무엇보다 그는 가사에서 화자의 정서를, 대사에서 인물의 마음을 찾는다. 스스로 “글이 납득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건 노래도 연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가수 아이유는 작사가 아이유 다음이고, 배우 이지은은 대사가 이해되지 않으면 감독에게든 작가에게든 묻고 또 묻는다.
이윽고 납득이 되면 그는 인물의 서사를 한 방울의 남김도 없이 꽉 채운다. 한 줌도 흔들리지 않는다. 입을 열기 전부터 그는 자신이 하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다. 〈호텔 델루나〉에서 이지은과 처음 호흡을 맞춘 배우 서이숙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첫 신인데 추웠고, 분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 얼마나 잘하나 보자’ 싶었는데, 눈빛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에너지를 주더라. 많은 배우가 있지만 그 순간이 내게는 충격이었다. 나는 이지은을 인정한다.”
〈나의 아저씨〉에서 세상의 보호나 도움 없이 사각지대에서 살아온, 서늘한 지안을 연기했던 아이유는 〈호텔 델루나〉에서는 찬란하나 쓸쓸한 호텔주 장만월 역을 맡았다. 그리고 〈브로커〉에서는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뒀다가 다시 찾으러 온, 짧은 인생을 고단하게 살아온 소영이 됐다. 아무렇게나 브리지를 넣은 긴 머리는 영양가 없이 부스스하고, 깊게 그려넣은 아이라인은 소영을 어린 맹수처럼 보이게도 한다. 이 맹수는 지켜야 할 아기가 있다는 면에서 더 사납고 또 애달프다. 사실 이지은이 맡은 인물들은 각기 다른 시공과 인생을, 엄살도 변명도 없이 살아내는데, 그래서 더욱 애달픈 면이 있다.
첫 상업 영화 주연작인 〈브로커〉가 대형 스크린에 상영될 때 기분은 어떻던가요.
"공교롭게도 칸에서 처음 영화를 봤어요. ‘저 장면에 나 나온다. 다음 장면에 나 나온다’를 신경 쓰며 봐서 객관적으로 제대로는 못 봤어요. 첫 영화로 칸에 갔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행운이라 죽기 전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해요. 마지막 죽기 전에 떠오를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일 거 같아요.”
소영은 이미 너무 많은 일을 겪어버린, 캐릭터의 무게가 큰 인물로 보입니다.
“제가 맡은 인물 중에서도 소영은 접근하기가 까다로웠어요. 감독님과 면담에서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많이 했어요. ‘소영이는 왜 이런 말을,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요. 그 결정을 후회했을까요’ 같은 질문들이요. 감독님 머릿속에는 답이 다 있었던 거 같아요.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해주셨고, 브로커가 되는 방법? 그래서 글과 감독님께 제일 많이 의지했어요.”
소영이는 후회한 적이 있었을까요.
“후회한 적이 있었을 거라고 하셨어요. 소영은너무 어릴 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지낸 아이고, 모든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삶이 더 고단했을 거라고요. 하지만 글에서도 소영이가 아이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는 투명하지 않았어요. 저도 사랑하되 사랑이 타인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러나지 않게 연기했어요. 스스로 사랑하는지, 마음이 아픈지를 계속 물으면서 들키지 않게 연기했어요. 더구나 출산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소영이 많이 지쳐 있겠구나 싶었어요. 초반의 소영은 야위고 푸석했죠. 소영이 짙은 스모키를 한 건 화장이라기보다는 분장 개념이었어요. 1차적으로는 도망자니까요. 저는 소영이가 자기 자신으로 있고 싶지 않다는 인상을 종종 받았어요. 그러다 마음을 열면서 맨얼굴을 드러내죠. 우리도 사람들 안에 있을 때, 모든 순간에 브로커가 되는 방법?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떠올리며 살지는 않잖아요. 때로는 웃기도 하고요. 그런 순간들을 잘 포착해준 영화예요.”
2008년 드라마 '나의 아저씨' 지안(위)은, 2022년 영화 '브로커'의 소영(아래)을 만나게 해주었다. ©EDAM엔터테인먼트
〈나의 아저씨〉의 지안도, 〈브로커〉의 소영도 참 만만치가 않네요. 살기가. 하지만 지안이 있어서 소영이 있었죠.
“감독님은 첫 미팅부터 〈나의 아저씨〉 이야기를 했어요. 사실 1년 전에 이선균 선배님과 다른 감독님과 함께 우연히 뵌 적이 있어요. 당시 간장게장을 드시고 있었고요(웃음). 그때도 저는 감독님 팬이었지만 멀찌감치서 인사를 드렸죠. 감독님은 저를 모르시니까요. 그런데 1년 후에 작품을 함께하게 됐어요. 나중에 그때 가까이 가지 않고 참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당시에 무리해서 인사했다면 연기를 보기도 전에 그게 제 첫인상이 됐을 테니까요.”
원래도 좋아했군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세계관을.
“첫 작품인 〈원더풀 라이프〉를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했어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나 〈어느 가족〉도 물론 좋아했고요.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제게도 여운이 길었는데, 이제는 제가 함께 질문을 던지는 입장이 된 게 신기하죠.”
〈브로커〉는 어떤 질문을 남겼나요.
“아이를 왜 버렸느냐가 아니라 왜 버릴 수밖에 없었는가를 묻는 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소영은 스스로에게 연민을 많이 가진 인물은 아니었어요. 연민의 여유조차 없이 고된 인물이었어요.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기도 했죠. 별로 남 탓 하지 않고, 쉽게 면죄부를 구하지도 않고요. 저도 소영의 태도를 지켜주고 싶었어요.”
실제 현장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작업할 때 현장이 놀라웠어요. 아이들에게 대본을 안 줘요. 그냥 분위기를 풀고 아이들이 재밌게 놀 수 있게 해준 다음에 현장에서 디렉션을 주세요. 아이들이 정말로 현장을 즐거워했는데 그게 영화에 담긴 걸 보니 새로웠고요. 저는 성인인데도 그런 배려를 많이 받았고 다른 아역배우들처럼 저도 감독님의 따스함에 용기를 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선 왜 그리 과묵하게 지냈나요. 송강호 배우가 걱정할 정도로요.
“송강호 선배님은 항상 작품 전체를 봐주세요. 저로서는 그런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긴장이 되고, 작품에 누가 되면 안 된다, 내가 할 일을 못 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아주 아무 말 없이 지낸 건 아니에요(웃음). 한번은 제가 ‘선배님 기회 되면 한번 봐주세요’ 했더니 저를 모니터하고 피드백 해주시려고 제 촬영이 끝나기까지 두세 시간을 기다려주셨어요.”
“정확히 ‘호흡과 감정과 템포가 다 좋았다. 놀랐어’라고 이야기해주셨어요. ‘놀랐어’라는 말이 저한테는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큰 칭찬이었죠. 저는 여전히 못하는 순간이 많지만 잘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니까, ‘내가 이런 칭찬도 받네’ 했어요. 사실 제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에요. 칭찬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요.”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 늘 긴장해요. 예를 들면 관람차 장면은 하루에 딱 두 번밖에 기회가 없었어요. 햇빛이 떠 있을 때 찍어야 했으니까요. 날씨는 덥고 폐쇄된 공간에 배우들과 촬영감독님만 탈 수 있었어요. 그래서 슛이 돌아가면 끝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내가 실수하면 절대 안 돼. 내일 진짜 또 와야 해’라는 마음으로 긴장과 집중을 했어요. 강동원 선배님이 광이 제일 좋을 때, 배경이 좋을 때 ‘지은 씨 먼저 찍자’고 해주셨어요. 제 눈물의 타이밍에 맞춰서 손으로 제 눈을 딱 가려주시고요.”
네가 있을 미래에서 혹시 내가 헤맨다면
너를 알아볼 수 있게 내 이름을 불러줘
-2011 년 곡 , ‘ 너랑 나 ’ 중
스스로에겐 어때요. 칭찬은 잘해주나요. 영화에서처럼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 스스로에게 해준 적이 있나요.
“제가 사랑을 받는 직업이라, 운 좋게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서른이 되면서 제 개인 일상에 작고 소소한 행복이 많이 찾아왔어요. 칸에 다녀오는 신비로운 경험도 했고요. 그래서 스스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작게나마 들어요. 그런 데 고무되지는 않지만요. 얼마 전에 생일이었는데 엄마한테도 진심으로 낳아줘서 고맙다고 말씀드렸어요.”
“우리 가족이 되게 냉정해요. 저랑 비슷해요(웃음). 제 활동을 보고도 ‘이번 건 잘 브로커가 되는 방법? 모르겠다’는 의견도 툭툭 줘요. 그런데 이번 영화는 단톡창에 바로 ‘난 재밌었어’ ‘난 울었어’ 이런 반응이 왔어요. 사실 시사회 일정이 콘서트를 한 것만큼이나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엄마 아빠의 반응이 큰 보상이 됐어요.”
서른이란 나이는 마음에 드나요.
“막상 서른이 돼보니 아직 초입이라 확신은 못 하겠지만 좋은 것 같아요. 숫자의 마법, 운이 좋은 타이밍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스무 살에 기대했던 것보다 서른 살에 기대했던 것들이 더 많이 이뤄졌어요. 그래서인지 나에게 잘 맞는 나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아, 신체적인 변화도 있어요. 예전보다 잘 웃고 잘 울고 잘 화내게 됐어요. 그게 저에게는 큰 변화예요.”
“원래 표현이 잘 없어요. 웃음이 많긴 한데 너무 어릴 때 데뷔를 해서 웃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연예인이고 연예계 생활을 오래 한 건 사실이니까 누구를 봐도 웃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정말 웃겨서 많이 웃어요. 툭툭 눈물도 잘 나고요. 저에겐 큰 변화예요. 저는 정말 눈물이 없어서 저를 오래 지켜본 분들도 제가 우는 걸 본 게 세 손가락에 꼽아요. 저는 ‘눈물이 왜 나?’라는 주의라 연기할 때만 거의 우는 편인데, 지금은 뭔가 좋은 장면을 보면 막 눈물이 나요. 감정을 절제하는 필터가 좀 느슨해진 거 같아요. 거기다 화를 잘 못 냈어요. 짜증은 많은데 화가 없었죠. 그런데 화를 내니까 스트레스가 안 쌓이더라고요. 화가 날 때는 화를 내야 하는구나, 배웠죠. 이런 변화가 개인적으로는 반갑고, 살기가 편합니다.”
©EDAM엔터테인먼트
뮤지션 아이유와 배우 이지은은 어떤 면이 같고, 또 다른가요?
“일단 저는 무조건 글에 기대는 타입이에요. 그래서 가사가 중요한 가수이기도 하고요. 가사에서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 몰입이 안 돼요. 아무리 멜로디가 훌륭하고 편곡이 대단해도요. 가사가 와닿지 않으면 안 돼요. 연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노래할 때 훈련한 게 도움이 된 거 같아요. 가사는 대사보다 훨씬 짧고, 상황도 불친절하잖아요. 카페에서 둘이 나누는 대화가 가사라면 그 외 정보는 없어요. 스스로 캐릭터를 부여해서 노래하고 채워야 해요. 그 훈련은 어릴 때부터 해왔죠. 대사를 치고 연기를 할 때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무조건 감독님이나 작가님과 대화를 해요. ‘제가 이해를 못 해 브로커가 되는 방법? 죄송한데 이해 좀 하게 도와주세요’라고요. 심지어 상대 배우와도 이야기해요. ‘지금 너의 정서는 어떤 거야?’라고요.”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하고요.
“연기하고 작품하면서 가사를 정말 많이 써요.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역할을 하다 보면 정말 생각지 못했던 가사가 떠오르기도 해요. 그건 저에게 순기능이에요. 제 가사 메모장이 가득 찰 정도로요. 너무 생뚱맞지만 〈브로커〉를 찍으면서 ‘strawberry moon’이라는 노래를 썼어요. 그게 왜 그때 나왔는지는 설명 못 해요. 〈나의 아저씨〉나 〈호텔 델루나〉를 찍을 때도 그랬어요. 그 역할이 가져온 이야기라기보다 그동안 건드려본 적 없던 생각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 나온 이야기들이죠.”
가수에, 배우에… 일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요.
“일복은 타고난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가수 활동과 연기 활동은 단절이라고 느낄 정도로 달라요. 하지만 녹음실에서 제가 여러 테이크를 가며 완성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껴요. 여러 테이크를 갈 수 있고, 저의 전 모습과 비교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요. 제가 노래할 때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녹음할 때거든요. 그래서 제가 연기를 좋아하는가 싶기도 해요. 그때만큼은 굉장히 닮아 있다고 느낍니다.”
달이 익어가니 서둘러 젊은 피야
민들레 한 송이 들고
사랑이 어지러이 떠다니는 밤이야
날아가 사뿐히 이루렴
-2021년 곡, ‘strawberry moon’
인터뷰를 하다 보면 화살이 과녁에 꽂히듯 질문이 정중앙에 들어간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적어도 인터뷰에서 그건 궁수의 실력보다 과녁에 빚진 바가 크다. 아이유라는 인터뷰이는 쏟아지는 질문들을 정중앙에 받아 내어 꽉 찬 답을 들려줬다. 미진하거나 목마르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는 흔하지도, 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들려줬고, 그건 그 스스로 생각해 중심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여서였다. (아이유는 실제로 〈브로커〉 촬영을 마친 뒤 미혼모를 위해 2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아이유의 노래와 무대, 이지은의 연기와 작품을 경험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꽉 찬 느낌. 어물어물 무마하거나 얼버무린 곳이 하나도 없는 느낌. 클라이맥스 때 쓰려고 힘을 아끼거나 몸을 사리지 않아, 도입부부터 마지막까지 버릴 곳이 하나 없는, 그래서 모든 순간이 클라이맥스가 되어버린 느낌. 그는 훈련된 가창력이나 연기력을 기계적으로 운용하지 않는다. 어떤 순간에 꺼내어 써도 무디지 않도록 잘 벼려둔다. 현장에서 그가 무서울 정도로 조용히 있는 건 어쩌면 에너지를 흩어놓지 않으려는 이유인지 모른다. 그래서 실전에서 아이유는 결코 서투른 법이 없다. ‘처음이니 어쩔 수 없다’는 변명에 기댈 생각이 애초에 없다. 첫 자작곡도 첫 드라마도 첫 상업 영화에서도 그는 가득 차 있다.
넷플릭스 작품 〈페르소나〉와 영화 〈브로커〉에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배우 배두나는 “지은 씨는 엄청난 톱스타고 정말로 큰 성공을 거둔 가수고 배우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다. 저 안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 혼자 바라보고 예뻐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아이유를 바라보고 어여삐 여기는 사람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도처에 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또 누군가는 아이유에게 매료된다. 이미 매료된 사람도 한 번 더 다가간다.
질문을 들으면 곱씹어 생각하고 차분히 자기 생각을 말하는, 어느 순간에도 스타라는 자의식에 빠지거나 위화감을 주지 않는 아이유를 보면서 생각했다. 그는 외향형이라기보다 내향형이고, 30을 가지고 100을 발산하는 끼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100을 갖고도 자기가 확신하는 30만 보여주는 지독한 절제형이다. 그런데 그 절제 때문에 내색하지 않은 어떤 마음이 브로커가 되는 방법? 읽힌다. 이미 꽉 차게 훌륭한데 그럼에도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예감이 자꾸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나의 인생작은 차기작”이라는 말은 많은 이들의 바람이지만 실제 현실이 되긴 어렵다. 대부분은 히트곡이나 히트작을 내기도 어렵고, 내더라도 바로 그 영광에 발목을 잡힌다. 아이유는 다르다. 그의 신곡은 매번 차트를 새로 고침하고, 그의 신작은 이전의 캐릭터를 지운다. 이미 슈퍼에 스타를 더한 그의 유니버스에, 20대에 더할 나위 없는 성취를 이루고 서른에 들어 선 그의 행보에, 아직 그 너머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드는 이유다.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이런 이들을 위대한 예술가라 부른다.
[박스오피스] 톰 크루즈 '탑건' 2주차 주말 개싸라기 흥행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톰 크루즈 주연 영화 '탑건: 매버릭'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흘(1~3일)간 '탑건: 매버릭'은 114만5257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매출 점유율 59.2%를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332만9121명이다.
영화는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로, 개봉 1주차 관객수보다 2주차 주말 관객수가 증가하는 개싸라기 흥행을 거뒀다.
주연배우이자 제작자 톰 크루즈가 개봉을 앞두고 내한해 특급 팬서비스를 선보이며 관심을 끌어올린 바. 이후 영화가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관객을 불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2위는 32만166명이 본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이 차지했다. 지난달 29일 개봉해 50만8091명이 영화를 봤다.
21만3106명이 본 '마녀2'(감독 박훈정)가 3위에 올랐고,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는 20만136명을 모으며 4위를 차지했다. 올해 첫 천만영화인 '범죄도시2'는 누적 1241만6799명을 동원하며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제치고 역대 흥행 14위에 올랐다.
브로커가 되는 방법?
지난 주요뉴스 한국경제TV에서 선정한 지난 주요뉴스 뉴스썸 한국경제TV 웹사이트에서 접속자들이 많이 본 뉴스 한국경제TV 기사만 onoff
삼성생명 , 보험계약 전 알릴의무 자동화 시스템 특허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삼성생명 [032830]은 자체 개발한 '계약 전 알릴 의무 자동화 시스템'이 업계 최초로 특허청에서 기술특허를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에 앓았던 질환을 기억하지 못해도 고객 동의 아래 보험금 지급 이력을 자동으로 불러올.
생명 은 자체 개발한 `계약 전 알릴 의무 자동화 시스템`이 업계 최초로 특허청에서 기술특허를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특허를 획득한 것은 `알릴 의무가 있는 병력 고지 누락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특허발명인은 삼성생명 정성혜, 설금주, 장유휘 프로다. 해당 시스템은 2020년 삼성생명 이 추진했던 디지털 청약.
삼성생명 은 자체 개발한 '계약 전 알릴 의무 자동화 시스템'이 업계 최초로 특허청에서 기술특허를 취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삼성생명 이 2020년에 추진했던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 구축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보험 계약 전에 진료 이력 등 고객이 고지해야 하는 항목들이 있는데, 과거엔 고객의 기억에.
삼성생명 은 가입 후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삼성 건강자산 비갱신 암보험'을 출시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삼성생명 이 16년만에 내놓은 비갱신형 보험이다. 갱신형은 계약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가 변동되는 보험, 비갱신형은 초기 보험료 부담은 갱신형에 비해 크지만 가입기간 중 보험료가 고정된 보험을 말한다.
보험료가 오를 걱정 없는 삼성 건강자산 비갱신 암보험을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 건강자산 비갱신 암보험은 삼성생명 에서 16년만에 비갱신형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비갱신형보험은 갱신형 보험보다 초기 보험료 부담은 크지만 만기까지 보험료가 오르지 않아 장기적으로 보면 보험료 부담이 작은 상품이다. 주 보험.
= 삼성생명 [032830]은 가입 후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 삼성 건강자산 비갱신 암보험'을 브로커가 되는 방법? 14일부터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상품은 삼성생명 이 16년 만에 비갱신형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비갱신형 보험은 갱신형 보험보다 초기 보험료 부담은 크지만, 만기까지 보험료가 오르지 않아 장기적으로 보면 보험료.
지금은 SC제일은행, 부산은행, SBI저축은행, 삼성생명 등 16개 금융사의 주담대 상품이 입점해 있다.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담비를 거쳐간 대출 비교 금액은 약 2조4000억원이다. 온·오프라인 연결해 대면 절차까지 해결담비 소비자는 대출 비교 후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해당 금융사의 앱으로 넘어가 대출을 받거나.
관련 병원에 대한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SIU는 인터넷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되고 있는 백내장 관련 게시글 504개를 올 상반기에 확보했다. 진료비 할인, 이벤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게시글 들은 모두 보험사기와 연계된 브로커가 올린 광고다. 그 중 4개 병원을 `보험사기 외 브로커 연루.
관측에 힘이 실린다.네 번째 주인 찾은 종로타워종로타워는 삼성생명 이 1999년 옛 화신백화점 터에 지은 건물이다. 연면적 6만652㎡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 6층~지상 33층에 높이가 133m로, 건물 하부와 떨어진 건물 최상부를 기둥 3개가 떠받친 독특한 형태로 주목받았다. 건물 하부와 최상부 사이 22~33층은 텅 빈.
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매매가 6000억원대 종로타워는 삼성생명 이 1999년 옛 화신백화점 터에 지은 건물이다. 연면적 6만652㎡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 6층~지상 33층에 높이 133m 건물로 건물 하부와 떨어진 건물 최상부를 기둥 3개가 떠받친 독특한 형태로 주목받았다. 건물 하부와 최상부 사이에 22~33층은.
‘이 좋은걸 우리만 봐도 되나’…520페이지·3kg 괴물 같은 책은 이렇게 탄생했다
‘아가씨의 순간들’ 책과 북케이스. 플레인아카이브 제공
520페이지 분량에 3kg의 무게, 가격은 13만 원에 이르는 괴물 같은 책이 나왔다.
지난달 10일 출간된 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2016년)의 스틸사진집 ‘아가씨의 순간들’(플레인아카이브). 플레인아카이브가 그간 냈던 사진집은 풀 컬러에 양장제본이라도 4만 원을 넘지 않았다. 이전 최고가는 ‘리틀 포레스트 사진집’(2021년·3만7000원).
하지만 13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가씨’를 유형의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약 2500권이 선주문 돼 3억 원이 모였다. 온라인 서점 판매량을 합치면 책은 2800권 가량 팔렸다.
2013년 플레인아카이브를 창업한 백준오 대표. 백준오 제공
전무후무한 책을 선보인 플레인아카이브는 블루레이, 각본집 등 영화 굿즈를 제작하는 회사다. 영화광들 사이에서는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과 기획력으로 ‘장인’이란 정평이 나며 박찬욱 봉준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거장들이 믿고 맡기는 회사가 됐다.
2013년 블루레이 제작사로 문을 연 플레인아카이브는 ‘멜랑콜리아’(2011년)를 시작으로 ‘돼지의 왕’(2011년) ‘들개’(2013년) ‘올드보이’(2003년) ‘캐롤’(2015년) 등 총 75개의 블루레이를 냈다. 분야를 넓혀 봉 감독의 ‘기생충’(2019년)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년), ‘어느 가족’(2018년) 각본집도 출간했다. 8일 서울 마포구 카페에서 플레인아카이브 백준오 대표(42)를 만났다.
플레인아카이브에서 나온 영화 ‘들개’의 블루레이. 주인공이 사제폭탄을 만들어 불특정다수에게 배송하는 내용을 반영해 영화 속 수제 폭탄 박스 이미지를 블루레이 케이스에 그대로 구현했다.
‘아가씨의 순간들’을 만드는 과정은 어떤 출판사도 간 적 없는 길이었다. 김태리,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아가씨’는 팬덤이 공고한 영화인데다 20년 업력의 베테랑인 이재혁 스틸작가의 사진을 담은 사진집이었기에 무엇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었다.
가장 신경 쓴 건 북클로스(Bookcloth·책 표지를 싸는 천)였다. 영화에서 기모노가 주인공 히데코(김민희)의 주된 의상인 만큼 기모노 느낌을 갖는 북클로스를 원했다. 국내 업체 중에선 맘에 드는 색상과 소재의 북클로스를 찾을 수 없어 수소문한 끝에 미국과 네덜란드 업체에서 천을 수입했다. 표지에 들어가는 글자를 ‘박 인쇄’(글자에 열과 압력을 가하는 방식)하는 과정에서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도 뭉개지지 않게 하려고 테스트에만 북클로스 300만 원 어치를 썼다.
“‘아가씨’의 블루레이 제작을 맡으면서 이 작가로부터 약 1만 장의 스틸사진들을 받았어요. 사진들을 쭉 보는데 ‘이 좋은 걸 우리만 봐도 되나’ 하는 마음이 들어 사진집 기획을 시작했어요. 최대한 많은 사진을 싣는 게 목표였어요. 책의 분량 때문에 제책 과정이 쉽지 않아 절반 정도 내용을 덜어내자는 제본소 제안도 있었지만, 분량과 만듦새 모두 타협할 수 없는 부분들을 지키면서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 3년이 돼 버렸네요.”
미국 북클로스 업체 ‘탈라스’사에서 수입한 ‘아사히 포피 레드’ 색상의 천. ‘포피 레드’의 포피는 양귀비(Poppy)에서 딴 이름이다. 강렬한 색감과 고운 입자, 기모노를 연상케 하는 세로줄이 인상적이다.
본문과 표지의 책등이 붙어있지 않은 ‘OTA 바인딩’ 제본 방식을 사용한 ‘아가씨의 순간들’. 이 방식은 책을 폈을 때 가운데가 볼록해지지 않고 평평하게 만들어준다.
영화 제작 기간보다 더 오랜 기간동안 굿즈를 만드는 정성과 집요함은 영화감독들에게도 깊게 각인됐다. 블루레이 수집 마니아인 봉준호 감독도 그 중 하나다. 그는 틸다 스윈튼 주연의 ‘아이 엠 러브’ 블루레이를 처음 접한 뒤 플레인아카이브가 만드는 블루레이를 눈 여겨 봤다. 영화 ‘마더’(2009년) 10주년 기념 사진집 ‘메모리즈 오브 마더’(2019년) 제작을 백 대표에게 맡겼다. 그 시기와 맞물려 ‘기생충’의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기획도 제안했다. 백 대표는 기생충이 처음 공개된 칸 국제영화제 전이었던 2019년 초부터 책 출간을 기획했다.
2019년 출간된 ‘기생충’의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기생충 투자배급사였던 CJ ENM에 여러 출판사들로부터 제안이 들어왔는데 봉 감독님이 책에 바라는 여러 의견을 적극 수용한 저희의 의지를 잘 봐주셨어요. 뜻이 맞았기에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책을 만들었어요. 스토리보드북 표지를 실사가 아닌 일러스트로 한 건 만화를 좋아하는 봉 감독님 취향을 고려해 최대한 만화책 느낌을 내기 위함이었어요. 봉 감독님이 스토리보드북을 보고 ”만화가로 데뷔한 것 같다“고 하셨죠.”
플레인아카이브가 그간 출간한 히로카즈 감독의 각본집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도 9월 출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나온 적 없는 그의 각본집 3권을 내며 신뢰를 쌓은 덕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스토리보드북이 별도로 출간되는 건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처음이다. 브로커의 크랭크인 소식이 들리자마자 백 대표가 배급사인 CJ ENM에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출간을 제안했다.
“히로카즈 감독도 봉 감독처럼 콘티를 직접 그리고 대사도 직접 손으로 씁니다. 내용 이해가 쉽게 일본어 대사를 지우고 한국어로 덮을까 고민하다가 손 글씨를 살리고 한국어 번역은 주석으로 달기로 했어요. 창작자의 머리에서 나온 최초의 기록을 보여주기 위해 원본을 그대로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히로카즈 감독은 콘티를 그릴 때 세로방향만 고수하지 않고 자유롭게 종이를 사용하는 스타일이라 가로 판형 스토리보드북으로 기획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 블루레이에 수록된 다큐멘터리 ‘올드데이즈’의 한 장면. 박찬욱 감독이 플레인아카이브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플레인아카이브가 만든 ‘올드보이’ 블루레이.
‘영화를 간직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소셜미디어에 적힌 플레인아카이브 소개다. 그 아름다움을 위해 백 대표는 장인정신으로 느리지만 타협 없이 간다. 3~4년에 걸쳐 영화 굿즈를 제작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년) 블루레이 제작에는 꼬박 4년이 걸렸다. 장 감독과 배우 김새벽, 이와세 료 세 사람과 일본 로케이션인 나라현 고조시를 직접 방문해 부가영상을 제작했다. 백 대표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자사 블루레이 ‘올드보이’에는 3년을 매달렸다. 올드보이 특별판 블루레이용으로 기획된 다큐멘터리 ‘올드 데이즈’를 만들기 위해 감독, 배우들과 차를 타고 촬영지를 돌아다니며 씨네마 카메라로 인터뷰를 찍었고,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큰 회사라면 못하는 일이죠. 결정권자가 많고 효율적으로 판단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탈락되는 디테일들이 있거든요. 저희는 여력도 없고 직원도 부족하지만 디테일 하나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출시가 지연되는 건 고객들에게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제품이 나왔을 때 ‘이거 만들려고 그렇게 오래 걸렸구나’란 말을 듣고 싶어요.”
0 개 댓글